아시아 죽 순회(巡廻) : 阿川佐和子(아가와사와코)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전날, 한국가정요리점에 가서 전복죽을 먹었다. 지금까지 한국죽이라는걸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이 애매한데, 그 죽은 태어나서 처음 만난 것 같은 놀랄만한 맛이었다.

전복의 깊은 향, 쌀과 국물의 뛰어난 융합 상태, 말랑한 품위 있는 부드러움, 절묘한 소금조절... 산뜻하면서 감칠맛이 있는, 나도 모르게 선전문구와 같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그 맛있음을 어떤 언어로 나타내야 할는지. 나라나 민족에 따라, 오직 죽 하나를 먹어 보고 나름의 풍부한 맛이 있는 거라는 걸 새삼 알았다.

중국의 죽은 몇 번이나 먹은 적이 있다. 통상 중국인은 아침밥을 자택에서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새벽부터 포장마차나 레스토랑이 북적거리는 것이란다. 특히 홍콩에서는 아침은 죽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다고 현지 사람이 가르쳐줬다.

20대 후반에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홍콩 여행을 했을 때, 죽 전문점에 들어갔었다. 메뉴를 보니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망설일 만큼 종류가 많았다. 전복죽, 피탄죽, 해물죽, 오목(五目), 고기완자죽, 오리고기죽. 하지만 그 어느 것을 주문해도 기초가 되는 죽은 마찬가지고, 이른바 토핑의 종류가 풍부한 것이었다.

사발 그득히 들어있는 죽 자체는 일본인이 인식하고 있는 죽보다 훨씬 보슬보슬해서, 쌀알 모양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언뜻 알갱이가 들어있는 수프 같은데, 그 조그만 쌀알 부스러기에 스며든 수프 국물의 맛은 뚜렷하다.

, 여기에 유테이아오(油条)를 잘라 넣어, 이런 식으로 불려서 먹는 게 중국식인거란다.’

젊었을 때, 중국에서 즐겨 먹었다는 아버지가 오른손에 젓가락, 왼손에 연꽃을 쥐고, 자랑스럽게 본고장의 죽 먹는 식을 지도해줬다.

유조(油条)에 대해서는 홍콩을 방문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거야 말로 아버지가 단맛이 없는 튀김 도넛과 같은 유조를 요코하마의 중화가(中華街)에서 사가지고 와서, 어머니에게 죽을 만들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의 중국 죽 만드는 법은 이렇다.

우선 쌀을 한 컵 가득히. 그리고 닭뼈 또는 뼈 붙은 닭살로 낸 계육(鷄肉)으로 만든 스프를 쌀 분량의 열배, 즉 열컵 준비한다. 쌀을 씻어 깊은 냄비에 넣고, 열배의 스프를 부은 다음 그대로 일절 휘젓지 않고 뚜껑도 닫지 않은 채 약한 불로 보글보글, 쌀이 흐물흐물하게 될 때까지 계속 끓인다.

양념은 부추, 긴 파, 생강. 이에 스프를 낼 때 남은 닭살을 풀어서 넣는다. 양념은 소금, 후추, 깨소금 조금, 라유(), 두반장(豆板醤)등을 자신의 그릇에 담고, 각자 조정하는 것이 우리 집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만든 죽은 꽤 일본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쌀알의 모양은 뚜렷하게 남아있고, 보슬보슬하다기보다 뭉글한 상태로, 맛도 본고장의 것보다 산뜻했다. 거기에 아버지가 사오신 (나중에 요코하마중화가에 유테이아오(油条)를 사러 가는 건 거의 나의 역할이 되었지만) 油条를 뜯어 넣어 죽과 함께 먹는다. 흐음, 이것이 중국풍인가 라고 인식하고부터 얼마 후에 홍콩에서 본격적인 죽을 먹고 놀랐다.

아아, 이렇게 보슬보슬하구나.’

그러나 홍콩에서 맛을 본 후에, 대만을 방문하자 다른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아침은 죽이야하고, 동행자를 데리고 거리로 나간 건 좋았는데 죽파는 집의 간판이 전혀 눈에 띠지 않는 것이다.

대만인은, 아침밥으로 죽이 아니라 두유(豆乳)를 먹습니다.’

죽을 찾아 떠들고 있었더니, 그 고장을 안내해준 코디네이터양이 그렇게 말하고, 우리들을 대북(臺北)에서 가장 인기인 두유옥(豆乳屋)에 데려다줬다.

방문한 곳은 아침러시로 자전거와 자동차가 북적거리는 가도 연변 오픈카페풍의 아침밥집.

단 것, 안단 것, 어느 쪽으로 해요?’

묻는데,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달지 않은 것을 주문하자, 뜨끈뜨끈한 흰 스프가 사발 가득히 유조(油条)와 함께 나왔다. 이런 스프 한 그릇이 아침밥이라니, 과연 족()한가 은근히 의심하면서 먹기 시작하자, 소금 맛이 적당한 두유(豆乳)스프는 점점 체내에 스며들어, 위를 따끈따끈하게 데워준다. -, 두유조식도 꽤 괜찮았다. 두유는 아직 먹어보지 않았는데, 그건 또 다른 맛이 있을 거라고 상상하자, 다음번 대만행의 즐거움이 증가한다.

, 죽으로 돌아가서, 일본의 죽에 대한 기억은 병이 났을 때 먹었던 맛이다. 열이나 복통과 싸운 뒤에 겨우 가져다 준 죽의 한입이 얼마나 은근히 맛있게 느껴졌던가. 부드러운 죽 위에 우메보시(梅干)를 얹어, 죽과 함께 먹을 때, 확실히 에너지가 보급되어가는 걸 느꼈던 것이다.

아아, 점점 맛의 기억이 솟아올랐네. 내일 아침은 죽으로 하자. 중국 죽인가 일본 죽인가. 어느 쪽도 버릴 수 없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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