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魂)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거다 : 쯔지히토나리(辻仁成)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태어나서 처음 노래한 곡을 확실하게 생각해낼 수가 없다.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귀에 담은 유행 멜로디였던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혹은 할머니가 곧잘 날 잠재우고자 할 때 노래한, ‘자장자장 우리 아기인지도 모른다. 그것들은 부드러운 추억이 되어 기억 깊숙이 넣어진 채로 있다.

초등학생일 때, 후쿠오까현(福岡縣) 오오가와시(大川市)에 있는 외갓집에 자주 놀러 갔었다. 현관 바로 곁에 양풍의 멋진 응접실이 있었고, 그곳에는 커다란 궤짝 모양의 스테레오가 있었다. 아직 라디오카세트 같은 게 없었던 때로, 당시는 스테레오 자체가 무척 신기한 거였다. 서서히 보급은 되어있었으나, 아직 우리 집에 스테레오는 없었다. 그래서 거기에 가면 난 반드시 응접실에 틀어박혀 아침부터 밤까지 스테레오를 들으며 놀았던 것이다. 자주 듣던 게 영화음악이었다. 서부극의 음악은 용감하고 씩씩한 느낌이 들어 멋졌다. 연애영화 음악은 애절했다. 모두 다 멋져서 그 시절 나는 음악에 사로잡혀있었다.

그 가운데 단 하나 노래가 들어있는 레코드가 있었다. 침침으리 침침치 침침체리... 라고 노래가 시작되는 곡이었다. 당시는 곡명도 알지 못했다.

아무튼 나는 그 노래에 충격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음악에 감동한 순간은 정확히 말하자면 그 때의 체험이 최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시절의 나는 아직 영어 같은 거 알 턱이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가수가 뭐라 노래하고 있는지 몰랐다. 어른들을 붙잡고는 뭐라 노래하고 있어? 라고 묻는데, 시골 사람들은 모두 머리를 내저을 뿐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그 노래를 외우고 싶어 못 견딘 나는 아직 쪼끄맸는데도 그것을 귀로 듣고 외웠던 것이다. 신문 광고 뒤에 들어서 안 가사를 가타가나로 써놓고는 암기했다.

침치므리 침치므리 침침체리, 아스웻 자락키-, -락키 캼페인.

지금도 재미있는 일은 확실하게 외우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하면서 멋진데 라고 생각하는 건, 외국 언어로 노래하고 있는 곡이라도 그 멜로디와 언어가 지닌 어음이 아름다우면 의미를 알 수 없어도 사람의 마음을 때린다는 것이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같은 것도 그러한 곡이라 생각된다.

나는 지금도 때때로 그 노래를 흥얼거린다. 흐린 하늘의 좀 쓸쓸한 날 같은 때 그 노래는 꼭 맞는 것이다. 친척집 응접실에서 혼자 노래하고 있었던 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난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암기한 노래를 계속 노래했다. 자신이 노래하고 싶어지는 걸 그 때의 꼬마는 생각하고 있을 턱이 없었으나 노래한다는 것에 뭔가의 인스피레이션을 느끼고 있었던 건 확실하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노래를 통해 음악의 멋짐을 느끼고 있으므로 그 만남은 진짜였던 것이다.

결혼하고 나서도 때때로 이 노래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아내가 된 사람이 일하고 있는 내게로 와서 늘 당신이 노래하고 있는 노래가 티브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일러줬다. 나는 티브이 앞에 못박혀버렸다. 확실히 그 노래인 것이다.

침치므리 침치므리 침침체리-.

메리 포핀스라는 영화의 주제곡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 나는 그 CD를 손에 넣었다. 내가 어딘가에서 이 곡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팬이라는 사람이 고맙게도 CD를 찾아주었던 것이다.(이 자리를 빌려 사례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즉시 집의 라디오카세트에 걸어놓고 들어보았다. 난 아내에게 우선 내가 암기하고 있었던 원곡을 노래해 들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CD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리운 그 멜로디가 튀어나왔다.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아아, 이 노래다. 내가 어렸을 때 그 시골 응접실에서 들었던 곡. 필사적으로 암기한 멜로디. 늘 혼자였던 나를 계속 위로해 주었던 곡이 아닌가.

깜짝 놀랄 일은 영어의 분위기가 충분이 맞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발음은 엉터리였으나, 분위기는 합격점을 붙여도 좋을 만 했다. 아내도 흥분해있었다. 대단해, 거의 맞아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었으니 25년 이상 세월이 지났던 것이다. 노래란 정말 굉장하구나, 하고 그 때 감동하고 말았다.

46세라는 연령이 되고 말았는데, 노래를 부르는 감동은 아직도 엷어지지 않고 있다. 아니, 점점 왕성하다. 그 감동이 이어지는 한 나는 계속 노래할 것이다. 노래는 혼을 지니고 있다. 혼이 노래를 시킨다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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