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 이백의 ‘獨酌’ ‘山中問答’   -   손님글 [客文]




獨酌
        李白(이백)
花間一壺酒   봄날 저녁 한잔하려니
獨酌無相親   혼자 먹는 술, 친구가 없구나
擧杯邀明月   잔을 드니 달이 옆으로 앉고
對影成三人   그림자가 거드니 술친구 셋이로세
月旣不解飮   달은 술 못먹는다 빼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따러 주는데로 먹는구나
暫伴月將影   달, 그림자, 이놈 셋이서
行樂須及春   이 봄밤, 한번 놀아보자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 부르니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을추니 그림자는 더 엉망일세
醒時同交歡   다 같이 취해 놀다가
醉後各分散   술이 취하면 서로 헤어지거늘
永結無情遊   끈끈한 우리의 酒情
相期邈雲漢   다음엔 구름사이서나 만나자구.

[山中問答]
          靑蓮居士 李白
問余何事棲碧山  왜 벽산에 사느냐 묻길래
笑而不答心自閒  웃기만 하고 아무 대답 아니했지
桃花流水杳然去  복사꽃잎 아득히 물에 떠 가는 곳
別有天地非人間  여기는 별천지라 인간 세상이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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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oohyun reply | del   2010.04.25 09:33 신고
    성지행여사
    계절에 맞는 한시 참 좋습니다.
    그 옛날에 이처럼 서정적인 시를 쓰다니, 참 놀라와요.
    근데 자꾸 불청객이 들어와서 관심도 없는 댓글을 다네요.
    누구 인내심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구....
           

인디언 추장 어머니   -   잡문 [雜文]

몇해 전 겨울, 무섭게 감기를 앓은 적이 있었다.
기온의 변동이 심할 때면 곧잘 감기에 걸리고, 며칠 콧물을 흘리거나
콜록거리다 보면 슬그머니 났던 감기가 언제부턴가 걸리기만 하면 어찌나 질기게
물고 늘어지는지, 그 때 근 한달 고생하다 털고 일어나서  거울을 보고 나온 첫마디가,
어머, 꼭 인디언 추장 엄마 같아졌네!
얼굴은 누렇게 뜨고, 퀭한 눈에, 기름기 없이 부수수한 반백의 어수선한 머리,
이마에 인디언 특유의 띠만 동여매면 영락없는 인디언 노파의 모습이었다.
근데 굳이 추장 엄마라고 한 건 아마도 스스로를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어서이리라.

요즘 내 모습이 그렇다. 아니 훨씬 심해서 도저히 양심상 추장 어머니라고 할 수는 없고
그냥 인디언 노판데, 왜 굳이 굳이 인디언을 붙이는가 하면, 파마 끼가 완전히 풀린
뚝 잘라진 듯한 백발 헤어스타일과 쌍꺼풀이 풀어질 만큼 움푹 팬 눈 때문이다.
원하지도 않는 곳에 더덕더덕 나잇살이 붙어 외출할 때마다 거울 보며 짜증스러워
했건만, 두 달 앓는 동안 그 근육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데고 잡아보면 흐물흐물
참 살이 많이도 기분 나쁘게 빠졌다.

정초였던가, 오랜 친구와 만나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젊었던 시절에 잠깐씩 어울리던
남자친구 이야기 등을 나누며 추억에 잠기다가, 무심코 죽기 전에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펄쩍 뛰며, 좋은 이미지 피차 그냥 안고 가야지, 늙어빠진
모습 보여서 실망시킬 일 있느냔다. 늙어빠진 건 피차 마찬가진데 뭘... 했더니,
남자하고 여자하고 다른 거 넌 아직도 모르냐?

8층 입원실 침대에 누우니 넓은 창으로 고층 아파트 윗부분과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빈 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1인실에 입원 했지만 조용하고 쾌적해서 잠시 통증은
잊었어도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계속 악몽에 시달리고, 숨 쉬기도 힘들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괴로운 검사 받느라 몰골이 얼마나 흉해졌는지, 문병 온
오라버니도 동생도 무척이나 안쓰러운 얼굴을 했다.

아이들이 무슨 동의서를 작성한다고 주치의를 따라 입원실 밖으로 나갔다.
혼자 침대에 누워 어둠이 깔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내 눈 앞으로
헤일 수 없이 많은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지나간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 볼 수 있는데도 참고 찾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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