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노릇입니다   -   잡문 [雜文]

여기 참으로 이상한 사람이  있습니다.
본인도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심심하면 한번씩 하는데,
바로 어제도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초동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서초동에는 친정이 있어 가끔 가지만
식당은 처음 가는 집이라 미리 인터넷으로 장소 확인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앞에서 강남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한강 건너 적당한 지점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식당 약도를 보니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시간도 절약되고 편리할 것 처럼 보여 우선 쪽지에 약도를 그렸습니다.
핸드백에 넣으면서,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내려 7번출구로 나와 주유소를 끼고...
다시한번 머리에 새겨넣었습니다.

집에서 서초동까지는 상당한 거리라 시간 계산에 착오가 있었는지 서초역에서
내리니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되어갑니다. 나는 잰 걸음으로 표지판을 따라
거침없이 6번출구 앞으로 갔습니다. 눈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더군요.
과연 법원 앞이라 다르군, 나는 천만다행이다 싶어 냉큼 올랐습니다만, 아아, 근데
밖으로 나와 보니 거기가 바로 법원, 목표로 삼은 주유소는 길 건너편이었습니다.

황당하더군요.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와서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나갈 길을 찾기위해 안내 지도판을 찾습니다. 우왕좌왕하다 겨우 찾아 나가려고 보니
으악! 이번에는 하늘까지 닿은 계단 앞입니다. 층계참이 두곳이나 있는 까마득한
계단을 오르면서, 이러다가 심장이 멎는거 아닌가 걱정스러울 만큼 숨이 차
세번을 쉬었습니다. 밖으로 나왔는데도 심장이 마구 뛰어, 이왕 늦었으니 숨을 고르자,
주유소 앞에서 남이 보면 이상할 정도로 한동안 멀건히 서있었지요.

평소에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 10분 이상 늦는 게 걱정되어 나왔다고
문밖에 서있는 사람에게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놓자 ‘본병이 또 도졌군’ 하더군요.

근데 아무래도 이해가 안가는 것이 왜 거침없이 6번창구로 향했나 하는 점입니다.
인터넷 지도에는 7번과 8번 창구만 쓰여있었고, 6번은 아예 그려져있지도 않았거든요.
6번하고 연관되는 건 그날 아침부터 서초역에 내릴 때 까지 단 한가지도 없었는데
무슨 연유로 그런 착각을 했을까요.

그날 밤, 엉뚱하게도 에스컬레이터를 걸고 넘어집니다.
‘법원 사람들 위해 에스컬레이터 설치하려거든 반대편도 해 놓을 일이지
사람 차별하는거야 뭐야‘
그러자 아들아이가 어이없다는 듯
‘아침저녁 한번 이용하는 법원 직원을 위한 게 아니구요, 법원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친절하게 만들어 놓은거지요. 이를테면 이혼하러 가는 사람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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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화가 한영진님의 개인전을 보고 왔습니다   -   화상 [畵像]




예술은 참으로 인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지요.
오늘 오랜만에 친구 조카님의 그림을 감상하러 인사동에 나갔습니다.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의 그림을 서울에서 감상할 수 있다니...
추상이라 난해했지만 나름대로 눈으로 보면서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12월의 첫날, 값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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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reply | del   2009.12.02 22:12 신고
    그대 없으면
    난 ...

    수고 많은 친구 위해 기도하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