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토막상식 -3-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 전화를 걸 때 왜 일본인들은 "모시모시(もしもし)" 그럴까요?
전화를 걸 때, 대부분의 일본인은 "모시모시, ××입니다" 라고 모시모시로 말을 시작합니다.
더러는 "난데" "저예요"라고 곧바로 자기를 나타내는 사람도 있는데, 수화기 저쪽에서 당황한 상대가
"네? 누구요?"라고 되물으면 역시 "모시모시, 나요, 나라니까"하고맙니다.

이 모시모시는 "지금부터 말을 할께요"라는 뜻을 담아
"모오시마스(申します), 모오시마스" 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차츰 그 말이 불편하다고 느껴 모시모시로 생략해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오스(申す) 모오스"가 변한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참고로, 흔히 모시모시는 전화와 함께 생긴 말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전화가 개통된 초기에는 모시모시가 아닌 "오이오이(オイオイ)"였답니다. 무척이나 건방진 말투였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당시 전화를 소유한 사람은 고급 관리나 실업가등 말하자면 잘난 사람들뿐이었으므로 어떻게 보면 당연한 노릇이었겠죠.
이 "오이오이"에 대한 상대방의 응답은 "하이, 요오고잔스(ハイ, ヨウゴザンス)"였습니다.
이 "오이오이" "하이, 요오고잔스"가 언제부터 "모시모시"로 변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 편지의 "拜啓" "敬具"의 기원은...?
개인적인 편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공.상용문에서는 지금도 정해진 편지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拜啓"와 같은 서두문과, 상대방과 자신의 상황을 말하는 앞부분, 그리고 앞부분과 비슷한 마지막 인사말을 붙인 뒤 머리문에 대응하는 "敬具"등으로 매듭을 짓는 형식입니다.
이런 앞 뒤에 붙이는 딱딱한 구식 문구는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서 문사(文士)들의 서한문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拜啓"는 拜가 절이고 啓가 말하다, 그러니까 삼가 아뢰옵니다, 라는 뜻입니다.
"拜啓"에 대응하는 매듭말이 "敬具".
"具"는 따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전국시대 무사들의 具足(ぐそく)도 여기서 나온 말임),
"敬具"라고 하면 말한다는 뜻을 강조하여 삼가 아뢰었습니다, 라고 말을 맺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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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이   -   잡문 [雜文]

지난 달, 작은 한일친선모임에 참석도 하고, 벚꽃구경도 할 겸해서
사날 일본여행을 떠날 때의 이야기다.
비자를 받고, 앞으로 1주일 남았구나, 생각하면서 대한항공에 좌석예약을
확인할 양으로 비행기표를 꺼낸 나는 그만 눈앞이 캄캄해졌다.
티켓 날자가 3월 30일이 아닌 31일로 되어있지 않은가! 기가 막혔다.
티케팅할 때 분명히 3월 30일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 31일로 둔갑을 했단 말인가...
갑자기 머릿속이 텅 비면서 도무지 아무생각도 안나고, 맥이 쭉 빠진다.

"어머니가 30일이라고 한 게 창구 아가씨 귀에는 31로 들렸나보죠.
받았으면 그 자리에서 확인을 하는 게 상식인데, 들여다보지도 않고 그냥 집어넣고 돌아온
어머니한테 문제가 있어요. 암튼 내일 일찍 찾아가서 30일로 바꿔달래세요.
근데 30일이 토요일이니 좌석 남아있을라나 모르겠네"
장남이라는 작자가 남의 얘기하듯 내뱉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밤새 제대로 잠도 못 잔 나는 출근하는 아들을 따라 집을 나섰다.
9시 정각에 서소문 대한항공에 도착한 나는 티켓날자가 잘못되었다면서
날자를 30일로 바꿔줄 것을 부탁했다.

"마일리지로 끊으셨네요.... 근데 어쩌죠? 빈 좌석이 없는데요"
"없어요? 어머, 큰일났네. 그날 오후 중요한 회의가 있거든요. 참석 못하면 낭팬데...
다음 10시20분 편도 없나요?"
나는 다리를 바꿔 꼬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침에 아들아이가, 캐리어우먼처럼 슈트차림을 하고 가서,
굉장한 회의에 참석하는 듯 연기를 해보라고 실실 웃으며 일러줬던 것이다.
예쁘장하게 생긴 젊은 담당 아가씨가 나를 흘깃 처다보더니,
"잠시만요. 음 9시20분에 출발하는 편에 좌석 하나 남았네요. 그거면 되겠습니까?"
"그럼요. 아아 살았다! 고마워요"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 나이에 캐리어우먼은 당치도 않지만,
내딴에 품위있게 보이려고 아침 내내 애쓴 보람은 있었나보다.

표를 받아들고 나오면서, 이 나이가 되도록 덤벙대는 버릇을 못 고친 나자신이
한심하기만 했다.                 (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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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昭笑(홍경혜) reply | del   2003.04.05 13:22 신고
    선배님, 감히 여기다 코멘트 달아도 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섬배님의 글을 읽으면서 처음 부터 끝까지 그 모습이 머리 속에 필름이 지나가는듯 보였습니다.
    입술이 볼 위쪽으로 쑤~욱 올라 가는 것이 느껴지면서, 제가 매번 하는 실수가 생각 납니다. 저도 보기와 달리 덜렁대는 면이 있어 실수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중요한 것 하나 배웠습니다. 저도 다음 이런 경우에 "꼭" 시도해 볼랍니다. "나는 다리를 바꿔 꼬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이 부분 에서의 선배님 모습 충분히 상상되네요... ^^*
  2. yoohyun reply | del   2003.04.06 00:39 신고
    경혜님, 실은 아무도 제 글에 코멘트 달아주지 않아 섭섭하던 차였는데, 너무 반갑고 고마왔어요. 조심스럽다니요, 온라인 상에서나마
    나이 잊고 싶으니 그냥 線友로 대해주세요.
    그 때는 정말 아찔했어요. 아무리 꾸며봐야 나이 어디로 가겠어요? 착한 아가씨를 만난 덕이었겠죠^-^
    경혜님과 저와 코드가 맞는 모양이네요. 자주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