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토막상식 -2-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홋카이도(北海道)는 왜 현(縣)이 아닐까?
시코쿠(四國)와 큐슈(九州), 혼슈(本州)가 현(縣)과 부(府)로 세분된 것은 1871년 메이지 정부가 실시한 폐번치현(廢藩置縣)의 대 개혁에 의해서이다. 그때까지는 에도시대에 책정된 번(藩)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메이지 정부는 왕정복고, 판적봉환(版籍奉還), 폐번치현으로서 국가의 중앙집권을 꾀했다. 각 지방의 다이묘(大名)가 다스리던 번을 폐지하고 3부 72현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홋카이도는 예로부터 에조(蝦夷)라고 하여, 일본 민족에게 정복당해 쫓겨난 아이누민족이 각지에 부락을 만들어 살고 있었다. 일본인이 이주하기 시작한 것은 무로마치시대 이후로, 에도시대에는 마츠마에(松前)번의 영유지였다. 메이지에 들어서 이주자가 늘어나자 메이지 2년에 개척사를 보내 산업부흥을 위한 개척계획을 도모하였고, 이에 따라 전체를 한덩어리로 묶어 홋카이도라고 개칭했던 것이다. 그 후 1886년에 내각직 내에 홋카이도청을 설치, 1947년에 이르러 비로소 다른 부현과 동격의 지방자치체가 되었다.

이처럼 홋카이도의 성립은 다른 도부현(都府縣)과는 다르기 때문에, 비록 면적은 일본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도 세밀하게 현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도청에 의해 다스리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토지가 너무 넓어, 14지방으로 분리하여 지청을 두고 있다.

.후지산에는 왜 개울이 없을까?
후지산에는 연간 약 20억 입방미터의 비가 내린다. 이는 도쿄도 수도사용량의 1.5배나 되는 방대한 양이다. 그런데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산허리를 아무리 둘러봐도 개울이 눈에 띠지 않는다.

현재의 후지산은 지금으로부터 2만-3만년 전에 출현한 고후지(古富士) 위에 생긴 것으로, 7-8천년 전부터 시작된 분화에 따라 용암이 흘러내리고 그 위에 화산재 화산조각등의 분출물이 쌓이게 되고, 또다시 용암류가 뒤덮은 위에 화산재가 퇴적되는, 말하자면 용암층, 화산분출물층이 겹쳐지면서 점점 성장하여 현재 모습이 된 것이다.

이러한 화산성 흙은 입자가 거칠어서 산허리에 내린 비는 전부 산체(山體)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지하수로서 약 3천미터 흘러내린 물이 처음으로 지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곳이 바로 [백사 폭포(白絲のたき)]와 [음지 폭포(音止のたき)]이다. 폭포 출구가 있는 해발 500 미터 부근이 고후지(古富士)와 신후지(新富士)의 경계지층인데, 고후지 지층으로는 물이 스며들기 힘들기 때문에 단층 부분에서 지하수가 흘러내리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물은 후지(富士) 5호(湖)로 흘러 들어가기도 하고, 샘물이 되어 각지에서 모습을 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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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츠유(蕎麥汁)의 맛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소바츠유(蕎麥汁)의 맛
                                        立原正秋  
유럽에 체재하고 있을 때 가장 먹고싶었던 것이 소바였다. 소바 생각은 보름이 지날 무렵부터 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리 소바를 간절히 바란다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생각은 상상 속에서 배가(倍加)하게 된다. 어느 해였던가, 파리의 호텔에서 카마쿠라(鎌倉)에 있는 집에 전화를 걸어, 내일 돌아가니 소바를 준비해놓으라고 이른 적이 있다. 이 전화요금이 8천엔이었다. 나는 8천엔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여튼 귀가하면 손으로 반죽하여 만든 소바를 먹을 수 있으니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 않은가.

술 마신 뒤, 손으로 썬 소바를 넉넉한 츠유(汁)에 담가서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츠유에는 시치미토가라시(七味唐辛子)와 실파를 넣는다. 그리고 소바를 먹고 남은 츠유에 소바육수를 조금 부으면 시치미와 실파 향이 훅하고 코로 스민다. 이 맛 또한 각별하다. 나는, 더운 츠유에는 물에 담가놓았던 파를, 찬 츠유에는 실파를, 이렇게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이것이 가장 소바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카마쿠라에는 손으로 쳐서 썬 소바를 파는 가게가 몇 집 있다. 그것을 사 가지고 와서 소바츠유를 만든다. 요즘은 사바부시(고등어포)가 없기 때문에 카츠오부시(가다랭이포)와 멸치로 국물을 내어 츠유를 만든다. 멸치는 머리와 창자를 떼어내고 물에 한시간 담가놓는다. 그것을 삶아 국물이 절반으로 줄었을 때 갓 저민 카츠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다. 불을 끈 다음 1분쯤 지나면 츠유를 걸러, 간장 술 미링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이 소바츠유만은 관동(關東) 맛이 제일이다. 교토에서 몇번 소바를 먹어봤지만 츠유의 맛이 앙그러지질 못했다. 카츠오부시만을 써보기도 하고, 멸치만으로도 해보았으나, 갓 저며낸 카츠오부시와 멸치로 츠유를 만드는 것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이러한 맛에 대한 인간의 미각은 일종의 조건반사일 것이다.

왠지, 아무리 맛있는 생(生)소바라도 기계로 썬 것은 혀에 닿는 느낌이 좋지 않다. 소바썰기라는 표현이 있듯이 손으로 썬 쪽이 혀에 감긴다. 손으로 썬 것은 굵은 것도 있고 가는 것도 있다. 기계로 썬 것은 굵기가 균등하여 먹고 있는 동안에 맛이 떨어진다. 숯불로 구운 생선과 가스불로 구운 생선의 차이가 뚜렷하듯이, 이 차이도 뚜렷하다.

소바츠유는 뎀뿌라츠유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무와 생강 간 것을 츠유에 넣고 거기에 뎀뿌라를 담가 먹는다. 뎀뿌라기름은 사라다오일 7, 참기름 3의 비율로 섞어서 사용한다. 밀가루는 냉장고에서 식힌 찬물로 개어야 바삭하게 튀겨진다. 이 때의 츠유맛은 뎀뿌라기름이 섞이기 때문에 또 각별한 맛이 난다.
<중략>
이 원고를 절반쯤 쓰고 난 밤 2시, 갑자기 소바가 먹고싶어져서 주방에 나가 물을 끓였다. 츠유는 저녁에 만들어 논 게 있으니 소바를 삶고 실파를 썰면 된다.
나는 술을 마시면서 소바를 먹었다. 그리고 소바육수를 부어 그 맛과 향을 즐겼다. 소바육수를 부은 츠유 맛에는 희망이 있지, 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본다. 소바육수를 넣은 츠유를 마시고 나서, 약간 모자란 듯하여, 냄비에서 츠유를 조금 덜어 실파를 썰어 넣고, 시치미(七味)를 친 다음 나머지 소바육수를 부었다. 이걸 다 마시면 한밤중의 식사가 끝나는 것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이런 한밤중의 식사를 하게 되는데, 술을 마시고 난 후의 소바츠유처럼 맛있는 것은 없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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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일본작가에 타치하라마사아키(立原正秋)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국계로, 20여년전에 타계했는데, 격조 높은 글을 많이 남겼지요.
이 작품은 그의 "夢幻のなか" 라는 수필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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