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비, 그리고 햇살   -   기행문 [紀行文]

[머피의 법칙]이라는 유행어가 수시로  생각나던 일본 3박4일 여행이야기.
모녀는 떠날 때부터 시계 차는 것을 똑같이 잊어버릴 정도로 허둥댔다. 9시30분 비행기에  타려면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는데, 7시가 다 되서 눈을 뜬것이다. 우린 황급히 준비를 하고 공항으로 달려갔지만 출발시간까지 겨우 30분밖에 여유가 없어 체크-인 할 때부터 KAL 직원에게 싫은 소릴 들어야 했다.

서울에서 도쿄까지는 채 두시간도 걸리지 않아 해외로 여행가는 기분이 영 나질 않는다.  안전수칙 듣고, 물수건으로 손 닦고, 음료수와 간단한 음식 나눠주는 것 맛 없어 쑤셕거리다 보면 슬슬 내릴 준비들을 한다. 옆에서 딸아이가 자꾸 재채기를 하는게 조짐이 이상했다.

나리타공항 지하에서 25분을 기다려 스카이라이너를 탔고, 닛포리(日暮里)에서 환상선으로 갈아탄 뒤 이케부쿠로(池袋)에 내렸더니 두시가 넘었다. 서울 생각만 하고 그냥 개찰구를 빠져 나왔는데 목표인 키타구치(北口)가 아무리 헤매도 없는 것이다. '스미마센'을 세 번이나 해서  겨우 찾아 밖으로 나왔더니 [엄마 나 열 나!] 딸아이가 기어이 감기에 걸린 것이었다.
오후에 우에노공원과 아메요코(アメ橫) 구경하고 긴자(銀座) 밤거리도 산책하기로 계획했는데 호텔방에 들자마자 딸아이는 침대에 쓸어져 버렸다.
아스피린 한알을 먹이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엄마, 내일 닛코(日光) 갈 표 사러 안가?] 하는 것이 아닌가. 잠시 망설이다 밖으로 나왔다. 영 기분이 개떡같다. 하지만 딸아이가 그처럼 온천엘 가고 싶어했으니 우선 알아보기는 해야할 것 같았다.  
역 지하에 있는 관광안내소는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우리 은행에 있는 것 같은 번호표를 뽑아 들고 차례를 기다리기 20분, 드디어 창구 앞의 안경 낀 남자와 마주 앉았다. 더듬거리면서 여차여차 조차조차 설명을 했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요일과 추분(秋分)이 겹친 연휴라서 온천호텔 잡기가 쉽지 않을거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눈앞이 캄캄해진다.
한참 컴퓨터를 두드려 대더니 뽑아온 호텔은 모두 1인 1박에 2만엔이 넘는 것들! 츄젠지온천과 키누가와온천을 샅샅이 훑은 후 1박 1만2천엔 짜리 호텔을 겨우 하나 찾아냈다. 아침과 저녁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지만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꽤 비싼 편인데, 담당자 말이 키누가와의 호텔 중에선 오래된 좀 처지는 곳이니 기대하지 말란다. 이것 마저 놓치면 길에서 자야 될것만 같아 예약을 했다. 기차표는 딸아이를 생각해서 특급 스파시아로 끊었다. 수수료 2천엔 까지 합하니 4만엔이 조금 넘는다. 한숨을 쉬면서 난 비자카드를 꺼냈다.

빗소리에 잠을 깼다. 밖을 내다보니 우산을 쓴 사람들의 발길이 급하다. 엎친 데 덮친다고... 약을 먹고 푹 잣더니 거뜬하다고 딸아인 나를 안심시킨다. 짐은 호텔 라커에 넣어놓고 역으로 향했다. 우산 하나로 둘이 받으니 쓰나마나다.
닛코(日光) 까지 스파시아로 2시간, 기차 안은 쾌적했지만 밖은 점점 더 비바람이 거세진다. 잠바도 안 걸친 두 사람이 우산 하나로 어떻게 저 빗속을 돌아다니나, 걱정이 태산 같고 나중엔 토쿠가와이에야스(德川家康)까지 원망스러워진다.  
토부닛코역에 내리니 세찬 바람에 날아갈것만 같다.  버스를 타고 츄젠지 호에 먼저 가기로 했다. 50분 달리는 동안 행여 비가 그칠까 하는 턱없는 기대를 안고. 구절양장의 이로하자카(いろは坂)를 쾌청한 날씨에 달렸으면 얼마나 멋졌을까? 우리는 밖을 내다보기는커녕 행여 빗길에 차가 어떻게 될까 잔뜩 긴장한채 신경을 곤두세운다.
날씨가 고약하니 관광객도 뜸하고 버스정류장 앞은 그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길 건너에 [수제(手製) 햄버거] 라고 써 붙인 레스토랑이 보여 우린 횡단보도도 아닌 데를 무작정 뛰어 그 집으로 들어갔다. 한가운데 스토브가 켜져 있는 실내엔 서양남녀 네사람만이 동그마니 앉아있었다. 구석 자리에 앉아 우린 마주 보고 바보처럼 웃었다.

햄버그스테이크는 수제답게 맛이 있었다. 커피까지 시켜 한시간 반에 걸쳐 먹었는데도 비바람은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참으로 난감했다. 그 때 옆자리의 서양남자가 비닐 레인코트를 입고 세개는 손에 든채 들어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맞아, 왜 진작 저 생각을 못했을까?  '얘,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 봐라' 내 말에 딸아인 질색을 하고 양손을 내 흔든다. 자꾸만 옆자리로 시선을 주니까 그 서양인이 날 쳐다봤다.
'Excuse me, where did you buy vinyl  raincoat?' 난 입 속으로 한 번 연습을 한 다음 용기를 내어 물었다.
'Oh, this?' 서양인은 자기가 입은 비옷을 가리키더니 실로 장황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산 곳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지도까지 펼쳐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덕택에 400엔짜리 비닐 비옷을 입고 음산하고 쓸쓸한 츄젠지호(中禪寺湖)도 돌아보고, 케곤노타키(華嚴の瀑)도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아침내 쏟아진 비로 수량이 불어 폭포는 굉음을 지르며 무섭게 쏟아져 내린다. 폭포를 바라보다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더니 철망을 통해 바라보는 물줄기는 자칫 내 혼을 빨아들일 것만 같았다.
또다른 S자 커브길을 돌아 토쇼구(東照宮)로 향했다. 비닐 비옷 땜에 춥지도 않고 젖지도 않아 그런대로 구경은 하겠는데 온통 빗물이 들어가버린 구두가 영 찝찝하다. 요메이몽(陽明門)은 그럴 듯 했지만 그 외는 흔히 일본 절에서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것들, 우린 빨리 온천으로 가는게 옳을 것이라는 점에 일치했다.

기차를 갈아타고 키누가와 온천역에서 내리니 바로 버스가 서 있었다. 운전기사에게 호시노야호텔! 한 뒤 400엔을 내고 탔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지고 비는 여전히 극성맞게 내린다. 키누가와를 끼고 양쪽 강기슭에 매머드호텔들이 네온도 요란스럽게 즐비하니 늘어서 있는데, 대낮처럼 밝은 널찍한 정문 앞에서 xx호텔 손님! 하고 기사가 부르면 '하아이'하면서 몇사람 내리고, 또 으리으리한 호텔앞에 세우고 xx호텔손님! 정문에 서있던 일본옷 입은 종업원이 우산을 받쳐들고 뛰어 오면 또 두어명이 내리고...
'엄마 저런 호텔은 참 좋겠다'  
'아냐, 저런 덴 회사 단체여행팀이 많아 시끄럽기만 해'
'엄마 우리 호텔 넘 후지면 챙피해서 어떻게?'  
다행스럽게도 호시노야는 7층짜리 호텔이긴 해도 아담하고 밝고 깨끗했다. 후론트의 할아버지가 상냥하게 맞아 준다. 우린 젖은 구두를 벗어 던지고 비옷도 화장실에 내던지고, 유카타와 타월을 들고 대욕장으로 내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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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 雨, 後晴れ   -   기행문 [紀行文]

 

マ-フィ法則]という新流行語がぴったりの日本旅行3泊4日だった.
出發から娘と私は腕時計をつけるのも忘れる程どうてんしていた. 9時30分發の飛行機を
乘るためには日が昇る前に起きねばならないのを, 7時過ぎに目をさましたのだ.
あたふたと空港へかけつけたが出發までわずか30分の餘裕しかなく, チェックインの
時からKAL職員にいやみを言われた.

ソウルから東京までは2時間たらずのフライトで, 海外旅行へ飛び出つ興奮が沸かない.
機內安全規則などを聞き, スチュワデスが配る簡單な食べ物をつついた後, コ-ヒ-一杯
のむともう到着のアナウンス. 隣の席で娘が續けざまにくしゃみをするのが氣になった.

スカイライナ-と山の手線を乘り繫いで池袋驛に着くと午後2時をまわっていた.
目前の改札口を出たが, どうしても北口が見つからない. 'すみません'を3度もくり返し,
漸く外に出ると, 'ママ, あたし熱があるみたい!' ついに娘が風邪を引いたのであった.

午後は上野公園とアメ橫を見廻り, 夕食後夜の銀座を散步する豫定だったのが, ホテルの
ル-ムに入りざま娘はベッドに倒れてしまった. アスピリンを與えぽかんとしている私に,
'ママ, 明日の日光行きっぷ買わないの?'と言う. どうしようかと迷ったが, 風邪藥も
求めねばならないので一旦外へ出た. 氣が滅入る. しかし娘があれ程待ちこがれた溫泉
行きを取り消すわけにいかなかった.

池袋驛の地下にある觀光案內所に入り, 待ち番號を機械から拔き取って20分ほど待った後,
やがて窓口の眼鏡かけた若い男の前に坐った.
どもりがちに, しかじかとこちらの願いを告げると, 小首をかしげながら, 明日から
日曜日と秋分が續くので, 日光附近の溫泉ホテル豫約が取れるかどうか分らないと言う.
愕然とした. 今日泊る所だけしか豫約してないのだ!
どのくらい待ったのだろう, 若い男は中禪寺溫泉と鬼怒川溫泉を隅なく調べた後,
一人當り1泊1万3千円のホテルを一つ探し出した. 朝夕の食事付きとは言え, ウオンで
換算すれば結構高い値段だが, 擔當者いわく, 鬼怒川のホテルの中では建物も古く,
レベルが落る所だからあんまり期待しない方が良い, とのことだった.
これまで逃がすと, 路上で夜を明すことになるかも知れないような氣がしたので,
とりあえず豫約を賴んだ. 日光までの交通便は, 風邪氣味の娘を考え特急スパシアに
決めた. 手數料2千円を加えると4万円を少し越える. 私は歎息をつきながら
ビザカ-ドを取り出した....

雨の音で目をさました. 窓越しに傘をさした人人の忙しげな足取りが目に入った.
なんてこった! こんどの旅は最初からついてない, とぼやく. 荷物をホテルの
ロッカ-に入れ, 驛へ向った. 雨はいつの間に土砂降りになった. 用意してきた一つの
傘を二人でさすので, すぐずぶ濡れになる.
日光までスパシアで2時間, 汽車內は快適だが, 外は雨足がどんどん激しくなる.
ウィンドブレ-カ-もまとってない二人がどうあの嵐の中を步けるだろうか...
氣が重くなり,ついに德川家康まで怨みたくなる.

東武日光驛で下りるとすごい風雨に吹き飛ばれそうだ. バスで中禪寺湖の方へ
先に行くことにした. 50分走る間にもしや雨が止むかも, と, 適えそうもない
期待を抱いて....
九折羊腸のいろは坂を晴れた日に走ったらどんなに素敵だろう. しかし私達は外に
目を移すのはおろか, 濡れた鋪道でバスがすべりはしまいかと氣を張りつめていた.
惡天候なせいか觀光客もまばらで, バスの停留場は閑散としていた.

向い側の「手製ハンバ-グステ-キ」と書かれたレストランが目につき,
橫斷步道でもない所を一目散にかけて店の內に飛びこんだ. あかあかと燃える
スト-ブが置かれた, がらんとした店の中には西洋人男女4名が客の全部だ.
席についた私達は目が合うと意味もなくにっと笑う.
ハンバ-グステ-キはすごく美味しかった. 1時間半を費やしゆっくり食事を取ったが,
暴雨は依然として狂ったように降りまくる. 途方に暮れた.
と, その時西洋の男性がビニ-ルレインコ-トをまとい, 手に三つの袋を持って
入ってくるではないか. そうだ! あれがある. どうしてそれを思い付けなかったのだろう.
'どこで求めたか, 聞いてみて'. しかし娘は飛び上がらんばかりに兩手を振る.
私と西洋男性の目があった.
'Excuse me, where did you buy vinyl  raincoat?' 私は口の中で一度おさらいを
した後, 勇氣を出して聞いた.
'Oh, this?' 西洋人は自分の雨衣を指差すや, ポケットから地圖を取り出し, 場所を
示してくれるのだった. 案ずるより生むが易し!! 西洋人のおかげで金400円也の
ビニ-ル雨衣をまとい, 寒寒とした, 寂しい中禪寺湖や, 華嚴の瀑を眺めることができた.
暴雨に依る水量の增加で, 瀑は轟音をたてながら恐しい勢いで落ちる.
瀑に煽られて自殺する人が少なくないと聞いたが, 確かに鐵網を通して眺める壯觀は
人の魂を吸いこむに足りるほどものすごかった.

東照宮へ向う歸りのバスは, 前とは違った反對側のS字カ-ブ路をたどった.
ビニ-ル雨衣のせいで寒くもなく濡れもしないのでどうにか見物は出來るのだが,
すっかり水浸しになった靴がぐちゃぐちゃして神經にさわる.
全體を彫刻で施されたすばらしい陽明門をくぐり, 雨中でもちゃっかり,かの有名な
'見ザル, 聞かザル, 言わザル'を眺め, 東照宮も一通り見廻った.
二荒山神社までの鬱蒼と茂った巨木トンネル道を步く人は數えるほどしか無く, なぜか
怖じ氣がして, そのまま踵を返したくなる.
4時を過ぎたばかりなのにうす暗い神社內は人の氣配も無い. 雨の中をはるばる
やって來たのが惜しくて私達はあちこちをうかがって見るのだが, さして興味もわかず,
はやばやと退散する.
この天氣では仕方がないから見物は切り上げよう, と意見が一致し, 今夜の宿へと急いだ....

汽車を乘り換え, 鬼怒川溫泉驛で降りるとすぐそこがバス乘り場だった.
運轉手に'星のやホテル' と告げ, 400円を拂った. 日はとっぷり暮れ, 雨は止む事を
忘れたようだ.
鬼怒川を挾んで兩側の川岸にマンモスホテルがネオンも華やかにずらりと竝ぶ.
眞晝のように明るいぜいたくな表門の前で, xxホテルのお客樣! と運ちゃんが呼ぶと,
'は-い'返事と共に數名が降り, またゴ-ジャスなホテルの前にバスを停めxxホテルの
お客樣! ドアの前にたたずんでいた和服姿の女が傘をさして走り寄ると2,3名が降りる.....
'ママ, あんなホテルは, 內部もすごいだろうね'  
'いいえ, あんな所は會社等の慰安旅行團體が多くて騷騷しいだけよ'
'ママ, 私達のホテル, カッコ惡かったら恥かくわね'

倖いにも星のやは7階立ての小さなホテルではあったが, 明るくてこぎれいな構えだった.
フロントのシルバ-グレイの老紳士が優しく迎えてくれる.
ル-ムに入るや濡れた靴を脫ぎ捨て, 雨衣もトイレに投げいれ, 私達は浴衣とタオルを
手に, 大浴場へ降りていった.          (つづく)

( 19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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