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의 조경   -   잡문 [雜文]

며칠전에 창경궁 앞을 지나 담을 끼고 안국동까지 갈 일이 있었는데, 얼마나 길이
말끔해졌는지 속이 다 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고가도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전혀 교통체증같은 걸 느끼지 못했으니,
결국 고가도로는 제 구실도 못하면서 오랜동안 흉악한 몰골로 주변 경관을 망쳐놓았던
셈이다.
사거리가 선명하게 그어진 곳에 조경을 하려는지 흙을 골라놓은 데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랑 꽃으로 예쁘게 단장해 놓으면 훨씬 일대가 정리될 듯 싶었다.

서울에는 참 사거리가 많다. 우선 내가 사는 이문동에서 광화문까지 나가려면
청량리, 제기동, 안암동, 신설동, 숭인동, 동대문, 종로 5가, 4가, 3가, 종각, 광화문....
이렇게 셀 수 없이 많은 사거리에 조경을 하려면 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비도 만만치 않게 들 것이다.  그리고 물론 전문가의 디자인이 필수 요건이겠지.
그런데 사거리마다 꾸며논 분위기가 각각인 것은 그만큼 전문가가 많다는 이야긴가,
아니면 사거리 분위기에 맞추기 위함인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종로4가와 을지로4가의 조경은 사철 푸른 소나무 등으로
작은 숲을 연출하고, 남은 자리에 계절꽃으로 포인트를 준 구도이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을 유효하게 활용,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사람이 누군지
지날 때마다 궁금해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넓은 공간에 그저 팬지만 빈틈없이 심어놓은 청량리 로터리는
색깔 조화를 무시한 원색적 배합이어서 바라보면 덥고 짜증까지 난다.
기본적으로 작은 스페이스엔 아름다운 꽃을, 넓은 스페이스엔 나무를 심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생각없이 그저 꽃만 잔뜩 심어논 이런 곳을 보면, 안하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원남동 네거리의 조경은 창경궁과 맞은편 서울대학병원을 살리는
멋진 디자인이어야 할텐데,  우리도 이젠 미적 감각을 높여야 할 때가 되지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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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회 가을 여행 맛보기   -   기행문 [紀行文]

올가을 일본 아키타(秋田) 2박3일 여행이 결정되었습니다.
예정대로 10월2일(목) 출발, 4일(토) 귀국입니다. 여행경비 73만원이구요.
임원단에서 따로 연락이 있겠지만, 우선 제 홈페이지를 찾은 친구들을 위해
여행지역 두곳을 소개합니다.

 

뉴도자키(入道崎)
오가(男鹿) 반도의 최북단으로 북위 40도상에 위치한 뉴도자키는 일본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승지로,「대지」와「높은 하늘」이 다이너믹하게 교차하는 절묘한 경관을 보여준다.
반도에서 산출되는 안산암(安山岩)으로 조형된 이곳 북위40도의 모뉴먼트는 오가의 빼어난
풍광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타자와호(田澤湖)는 수심 423.4미터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라고 한다.
호숫가에, 영원한 젊음과 미모를 갈망하여 호신(湖神)이 되었다고 전해지는 미소녀
'타츠코'의 브론즈상이 짓푸른 호수를 배경삼아 청초한 모습으로 서있다.  
(제작: 舟越保武 1968년 4월 12일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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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지행 reply | del   2003.06.27 09:23 신고
    도시의 문화관광이 아니고 가을여행을 한적하고 청정한 물살을 끼고 있는 오가 반도의 볼거리와 타자와호를 사진으로 보니 지루한 여름을 시원하고 가볍게 맞이할것 같군요. 기대하면서 수고에 감사합니다.
  2. 수안 reply | del   2003.06.28 17:42 신고
    여행마다 이렇게 예습이 철저한 것 보니 학생 때 공부깨나 잘 했을 것 같지 뭐유.
    "암, 그렇구 말구!"
    올려준 사진을 보며 느닷없이 혼자 중얼거렸다오.
    오, 秋田의 가을 하늘과 바다가 우리를 기다린다!!!
  3. yoohyun reply | del   2003.06.28 22:44 신고
    그래도 두명이나 코멘트를 달아줬으니 애써 사진 찾은 보람이 있네요.
    사진이 선명하지 못해 아쉬운데, 포토샵 열어놓고 주물러봐야 내 재주로는 그턱이 그턱이라
    에라 모르겠다, 아우트라인이라도 봐라 하고 그냥 올렸지 ^^;
    벌써 반년이 지났으니, 받아논 날 눈 깜빡 사이에 다가올 것이고, 자 우리 신나게 가을 하늘과 바다 보러 떠납시다!
  4. ???? reply | del   2003.06.29 01:38 신고
    그럽시다
    산과 바다 그중 어느것이 더 좋으냐고 물으면
    글쎄 다 좋지만 그래도 구지 하나만 택하라면
    난 바다 !!!
    상호 아빠는 산(나 참 한문은 어데서 찾아 온데유?)
    날 보고 역시 현자라나 체...
    캘거리에서는 바다 같은 넓고도 넓은 호수를 끼고 한 없이 달려도 실증이 안나던데
    이번 가을 !!!
    아아아 벌서 부터 설레이는 가슴을 달랠길 없네요
    계속 마음 많이 쓰시우
    우리는 즐기기만 하면 되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