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여행   -   기행문 [紀行文]

지난 초여름의 센다이(仙臺)여행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저렴한

항공편이 생겼다면서 히로시마여행 스케줄을 멋대로 잡아, 116일부터 9일까지

34일의 일본여행을 감행했다. 컴퓨터로 완벽하게 준비한 딸 덕에 난 그저 꼭 필요할 때

한두마디만 하면 됐다.

여행 중 가장 간편했던 건 공항에서 예매한 티켓으로 사흘 동안 장거리 이동버스나

시내 전차를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 지난 센다이여행 때는 툭하면 택시를 탔는데

이번엔 첫날밤에 옆 마을로 온천 하러 갔다 올 때만 이용했을 뿐, 공항버스부터 모든

대중교통 이용에 티켓 제시만으로 오케이, 참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첫째 날은 미야지마(宮島)로 직행해서 예약한 호텔에 짐을 맡긴 후, 유명한 이츠쿠시마신사

(厳島神社)빨간 대도리이(大鳥居)를 구경하기 위해 거선을 타고 이츠쿠시마로 건너갔다.

서쪽으로 기운 태양빛에 오묘하게 물들며 출렁이는 바다, 물속에 우뚝 선 빨간 도리이도

멋졌지만 바닷가로 이어지는 신사도 볼만했다. 웬 서양 관광객이 그리 많던지...

둘째 날은 히로시마로 돌아와 미리 예약해둔 호텔에 짐을 맡긴 후, 원폭돔을 보러갔다.

19458월에 세계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은 건물의 잔해를 바라보면서 까마득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한 바퀴 둘러보고 건너편의 헤이와(平和)공원으로. 깨끗하고 아담한 공원은 외국인들로

들끓었다. 원폭에 희생당한 어린이상을 그린 평화의 종 앞에는 수학여행 온 초등학생들이

교사의 지휘 아래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를 합창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공원에는 평화의 등불, 평화의 종, 원폭희생자 위령비 등등이 있는데, 대충 둘러보고 나서

벤치에 앉아 어렴풋이 떠오르는 옛일들을 더듬어봤다.

공원 건너편의 이태리식당에서 점심으로 피자와 샐러드를 먹은 후 호텔로.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한 후, 히로시마번주 아사노나가아키라(浅野長晟)1620년에

별채 정원으로 축성하였다는 슈케이엔(縮景園)을 찾았다. 회유식 정원으로 불리는데,

아담한 계곡, 다실등이 교묘하게 배치되어, 연못을 끼고 한바퀴 돌게 되어있었다.

도중에 벤치에 앉아 쉬면서 간간히 뛰어오르는 금붕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셋째 날은 비가 내린 흔적이 있었고 잔뜩 흐려있었지만 예정대로 오노미치(尾道)시로.

히로시마에서 관광버스로 한시간반이 걸리는 곳인데, 산마루 고속도로에 계속 터널이

나타나고, 첩첩산중이 이어진다 싶으면 까마득한 아래에 작은 마을이 보이고.... 이러다

비가 내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끊이질 않았지만, 요행이 흐리기만 해서 로프웨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고, 계획대로 산을 한 바퀴 돌면서 센코지(千光寺)도 보고

문학의 골목길이라는 곳을 오르내리면서 문인들의 작품을 감상하기도 했다(무척 힘들었음).

오후에 히로시마로 돌아와 시내 번화가를 돌면서 간단한 쇼핑도 하고, 서점에 들러 세일중인

한권에 100엥 짜리 문고본도 10권이나 샀다. 예상외로 많이 걸어 다리는 아팠지만 만족스런

여행이었다고 자위하면서 작은 카페에 들러 딸아이는 맥주를 나는 주스를 마셨다.

이렇게 해서 여식 덕에 무사히 흡족한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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