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소리   -   잡문 [雜文]

호텔 식빵 두 덩어리 사오면 모녀가 한달 동안 먹는데, 9월에 구입한 게 이제 한 조각 밖에 안 남아

핑계 삼아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나간 김에 명동 책방에 들러 빌려 온 책을 반환하고 새로 빌릴 책을 고르는데, 패션 잡지니 전문

서적은 잘 진열해 놓고, 일본 문고본은 구석 아래쪽 두서너칸에 박아놓아 고르려면 구부리던가

쭈그리고 앉아야만 하는데, 허리가 아프도록 들여다봐도 오늘 따라 흥미로운 책이 한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곁에서 딸아이가 이것저것 권하는 가운데서 세권을 골라들고는,

집에 책이 좀 있는데 가져오면 바꿔 주시겠어요?” 물었더니

저 책들도 처치 곤란입니다. 이제 접어야겠어요.” 주인이 찡그리며 말한다.

하긴 일본책 읽을 수 있는 인구는 점점 줄고, 가능한 젊은이들은 인터넷에서 골라 주문하면 되는데, 굳이 옛날 작가의 책을 쭈그리고 앉아 고를 리 없지....

나날이 변모하는 충무로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나와 상관없는 상점을 무심히 들여다보기도

하면 오쿠사마하면서 판매원 아가씨가 앞을 막고 다가선다.

 

퇴계로 길을 건너 식빵을 사러 갔다.

식빵 두 덩어리와 황남빵 한봉지를 사고 커피숍에 들렀는데, 커피는 맛있었으나, 조폭 분위기

아저씨들이 어찌나 곁을 왔다갔다 하는지 신경이 쓰여 천천히 음미할 수가 없다. 아마도 그들의

아지트인 모양. 서둘러 일어나서 귀가했는데, 고것도 외출이라고 얼마나 피곤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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