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김광규님과 이상희님의 여름시 2편   -   번역 [飜譯]/韓日飜譯 [한일번역]

능소화 / 김광규

7월의 오후 골목길

어디선가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서투르게 흉내 내는

바이올린 소리

누군가 내 머리를 살짝 건드린다

담 너머 대추나무를 기어올라가면서

나를 돌아다보는

능소화의

주황색 손길

어른을 쳐다보는 아기의

무구한 눈길 같은...

비가 오면  이상희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 ,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나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

7월도 며칠 안남았네요. 올 장마에는 비가  얼마나 어떻게 오려는지...

긴 여름 보내기를 지레 겁먹으면서 시 두편 번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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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ean reply | del   2016.06.24 20:08 신고
    모습은 고운데 그 이름과 전설에는 한이 맺혀있어 애처로운 凌霄花,
    역시나 시인은 아기의 무구한 눈길같다 고 표현했군요.

    오늘 처음으로 깨달은 재미있는 우리 말의 표현법. "7월도 며칠 안 남았네요."는
    지금 쓰면 "7월이 오니 드디어 무더위가 시작되겠지요." 걱정스런 말투,
    한 달 후에 쓰면 "7월도 가니 이젠 슬슬 더위도 물러가겠지요." 희망적인 말이 되겠군요.

    암튼 이제야 더위도 비도 시작이니 힘내서 이 여름 잘 견뎌내자고 요.
    • yoohyun del    2016.06.25 14:16 신고
      능소화에 그런 슬픈 전설이 담겨있구나(처음 알았네^^)
      유식한 친구 곁에 두고 볼 일이로다!
      장마가 든 모양인데, 더웠다 추웠다, 음울한 나날, 이 장난깜
      없었으면 어쨌나 싶은데, 암튼 우리 잘 이겨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