浅田次郎의 [つばさよ、つばさよ] 중에서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는 이 작가의 여행 수필 가운데서 한편 골라 번역해봤습니다. 

 

혀가 타는 이야기 - 아사다지로(浅田次郎)

오랜 현안이었던 한국여행을 며칠 전 겨우 실현시켰다. 도쿄에서 서울까지는 편도 2시간의 비행이었으므로 [오랜 현안]이었던 게 애당초 웃기는 일이었다. 하긴 작년에 처음 방문한 대만과 마찬가지로, ‘가까운 곳은 언제든 갈 수 있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결과로서 뒤로 미루어왔기 때문이다.

뒤돌아보건대 역시 해외여행은 가까운 거리부터 차례로 방문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문화적 역사적 상관관계를 따라 여행을 거듭해 나가다 보면, 적어도 자신이 일본인 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된다. 더욱이 지금부터 해외 데뷔를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의외로 소중한 마음가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오랜 현안]을 갑자기 실현할 마음이 생긴데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성실한 이유가 있다.

어느 날, 임박한 원고 마감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글이 잘 풀리지 않아 멀거니 서가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저서를 진열해 놓은 책장에 한글이 증가하고 있음을 느꼈다. 세어보니 13권이나 된다. 이만큼 내 저서가 번역되어있는데, 그 나라를 아직도 알지 못한다는 건 지나치게 의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본고장 한국요리를 실컷 먹고, 가능하면 아직 방문하지 못한 워커 힐에서 한 승부 해본다는 사심도 일어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래서 과거의 데이터를 조사해 보니 이 한글판이 의외이리만큼 증판 되었음이 판명되었다. 또한 영화화도 드라마화도 되어 있었다.

상상의 날개를 편다. 혹시 한국에는 아사다지로의 열광적 독자가 많이 있어, 방한을 알게 된 묘령의 아줌마들이 김포공항 도착 게이트에 대거 몰려들어 -!’ 라는 등 고함을 치면서 마중해주지 않을까?. 그렇다면 역시 젊어 보이는 브랜드슈트를 입고, 목에는 멋진 머플러를 감고, 안경도 자그마한 것을 쓰고, 대머리는 새삼스레 어쩌는 수 없지만, 이를 들어 내는 활짝 웃음도 연출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

등등 상상의 날개를 펴고 또 피면서 두 시간의 비행을 마친 후, 내려 선 김포국제공항의 도착 게이트는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도 조용히 가라앉아 있었다.

 

그날 밤은 나의 소설을 몇 편인가 번역해 준 이승희여사의 에스코트로 [그다지 맵지 않은 한국요리]를 먹으러 갔다.

난 왠지 파란고추 알레르기가 있어, 그 때문에 타이나 베트남에서는 상당한 경계를 요하는데, 다행이도 한국에서는 거의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빨간 고추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맵지 않은] 권유는 오히려 뜻밖이었다. 하지만 여사의 설에 의하면 처음 내한하는 사람은 마일드에 한한다는 것이다.

그 선택의 올바름은 즉각 증명되었다. 과연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는 호텔내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한국 궁정요리]라는 간판을 내건 이 집은 대체로 그다지 맵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전채를 한입 먹고 나는 고질라처럼 불을 뿜었다. 입에 넣은 순간은 [뭐야] 하는 느낌이었다. 맵기는커녕 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3초 후에 충격이 왔다. 이것을 [그다지 맵지 않다]고 평하는 여사의 눈에는 아마 고질라도 이구아나로 보이고, 킹콩도 침팬지로 비치리라. 결코 나의 혀만이 민감한 게 아니었다. 동행한 편집자들은 모두 불을 뿜고 있었다. 하지만 오기는 도쿄 내기의 미덕이다. 어릴 때 동내 목욕탕에서 단련된 근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맛있다]라고 큰소리치면서 차례로 나오는 열화(烈火) 같은 메뉴를 다 먹어치웠다. 그리고 식후 곧장 방으로 돌아와 몸부림쳤다.

 

이틀째 점심은 [어제보다 훨씬 매운 서민 식당]이었다. 오기를 미덕으로 믿는데다, 몹시도 지기 싫어하는 나는 , 그렀습니까? 기대되는데요라고 대답하여 펀집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 성격 때문에 지금까지 얼마나 손해를 보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간을 잡아맬 결심을 하고 테이블에 앉았는데, 언뜻 어제 보다 훨씬 매워 보이는 김치를 입에 넣으니 내 혀는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달콤함 뒤에 찾아오는 충격이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맵기는 매운데, 불을 뿜는 고질라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제보다 훨씬 맵답니다. 여러분의 혀가 익숙해졌을 따름이지요라고 말하는 게 여사의 해설이었다. , 어제의 [그다지 맵지 않는 한국요기], 앞으로 나흘 동안의 고추절임에 대한 플로로그로서 최적이었던 것이다.

여행지에서는 현지 요리를 계속 먹는다는 나의 여행 규칙에 비추어 본다면, 이처럼 미각에 익숙해지는 일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솔직히 말해 어젯밤에는 호텔 방에서 몸부림치면서, 이번만은 규칙을 깨자고 결심했던 것이다.

[어제보다 훨씬 매운 서민 음식점], 리스토란테의 풀코스에 버금가는 트라토리아 (trattoria)의 맛이었다. 완전히 본고장 한국요리에 매료된 나는 45일 여행을 규칙 위반하는 일 없이, 오히려 더욱더 자극을 추구하면서 보냈다. 먹는데 익숙해져버리니까 요리가 매우면 매울수록 맛있게 느껴진다.

이렇게 하여 붉은 고추 맛에 익숙해진 나는, 고추라고 하면 메밀국수집의 표주박 밖에 상상하지 못하는 모국으로 돌아왔다.

 

신체적 이변을 느낀 건 다음날 아침 식사 때였다.

외국에서 돌아온 뒤의 식사는 순 일본식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대망의 미소시루를 입에 넣은 순간, ‘맛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어 소금구이는 비리게 느껴지고, 야채절임은 날 야채처럼 무맛이었다.

이후 며칠 동안, 아니 솔직히 한 달 가까이 나는 마치 초로 세공한 샘플 같은 것을 먹고 있는 듯한, 기묘한 혀의 감각에 괴로워했다. 다시 말해, 한국요리의 자극에 몸이 완전히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혓바닥이 탔다고 말하는 편이 적절할는지도 모른다. 그 동안, 선물로 사온 김치를 먹으면 묘하게도 납득이 갔던 것이다.

요즘 들어 겨우 내 혀는 일본식으로 되돌아왔다. 그렇게 되자마자, 선물로 사온 김치가 무척이나 매웠다.

여사가 번역한 나의 한글 저서를 바라보면서, 과연 내 담백한 소설이 그 나라 독자에게 이해가 되려는지 약간 걱정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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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아사다지로((浅田次郎)[つばさよつばさ] 라는 수필집에서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한편 골라 번역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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