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비엔나로 -음악여행(1)- 스기모토타케시 저   -   번역 [飜譯]/일한번역 [日韓飜譯]

1. 출발하기까지
올해에도 어딘가 해외로 나가고 싶다 생각하던 차에 일본 요한스트라우스협회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열어보니 협회 운영위원이며 지휘자인 S교수와 함께 프라하에서 비엔나까지 음악듣기 여행을 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프라하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비엔나에서는 무티의 비엔나필하모니와 아바드의 베를린필하모니를 듣고, 도중 자르츠칸마그드(Salzkammergut)에서는 백마정(白馬亭)에 숙박한다는,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플랜이었다. 이걸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신청한 것이 3월도 끝나갈 무렵이었다.

출발인 5월초까지 한달밖에 안남았다. 비엔나는 10년쯤 전에 방문한 일이 있어 약간의 자료가 있었으나 체코의 프라하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서둘러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옛날과는 달리 국립가극장이나 폴크스오퍼(Volksoper)의 5월 상연 목록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으면 되니 무척 편하다.

이번 여행의 또하나의 목적은 유럽에서 피씨통신을 해보는 일이었다. 돌아와서 읽지 못한 산더미같은 메일에 파묻히지 않도록 매일 니프티의 멜로(포럼의 하나)와 오페라 회의실을 읽고, 개인적인 메일에 답장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여행이야기를 나의 포럼 회의실에 보내려는 것이다. 해외로부터의 피씨접속은 중국에서 경험해보았으나 유럽에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방문하는 국가에 맞는 커넥터를 준비하는 등 바쁜 나날이 계속되었다.

또, 별도로 출발하는 피씨친구 가족하고도 여정의 접점(接點)인 비엔나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어, 여느 여행과는 한 맛 다른 기대감도 내포되어있었다. 처음 만남이라서 피씨로 사진을 교환했다.
또한가지, 내가 기획한 "지난날의 와인 모임" 이래, 꼭 찾아가 보고 싶었던 다뉴브 강변에 위치한 크렘스(Krems)의 와이너리도 친지를 통해 소개받는 등, 여행은 출발 전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2. 프라하까지
여행에는 많건 적건 돌발사건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것이 첫날 찾아왔다. 나리타에서 이미 알았기 때문에 혼란스럽지는 않았으나, 덴마크 교통기관의 스트라이크로 인해 코펜하겐 경유로 프라하에 가지 못하고 스톡홀름에서 어쩔수 없이 숙박을 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프라하 2박이 1박으로 되어버린 것이 뼈아팠다.

스칸디나비아항공의 기내는 중앙이 3명석이라 비교적 편했다. 자리를 잡고 나서 곧 노트북과 팅크패드를 꺼내 니프티 친구들에게 [메일]을 썼다. 버스는 흔들려서 무리지만 기내는 그런대로 서재 대용이 된다. 다만 동행자로 인한 기기(機器) 데모 등으로 배터리가 적신호를 보내 절반밖에 쓸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스웨덴의 호텔은 전화료가 비싸다고 해서 접속은 단념하고 충전만 해 둔 다음 늦은 저녁을 먹고 취침. 그 후로 이틀동안 통신을 할 수 없어, 그 때 연결했었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다. 다음날에도 프라하로는 직행하지 못하고, 부륫셀을 경유하여 프라하에 도착한 것은 한낮이 거의 다 될 무렵이었다.

3. 프라하의 인상
공항에서 프라하 거리로 접어들자 육중한 클래식 건축과 정원의 아름다운 꽃들! 전화(戰火)를 면한 [북쪽의 로마]라고 불릴만 한 멋진 거리였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스프레이 낙서는 이 나라 이 거리에서 감수하던 복잡한 역사를 일러주는 듯 했다.

점심식사 후, 하필이면 무섭게 내리는 비를 만나게 되었다. 할 수 없이 자동차로 프라하성과 카렐교(橋) 등을 본 다음 호텔에 들었다. 여기서 서둘러 피씨접속을 시도했으나 룸의 전화선이 빠지지 않고, 담당자는 퇴근한 뒤였다. 무인 비즈니스센터에서 시도해봤지만 제대로 되질 않는다. 그러는 동안 오페라에 갈 시간이 되어 접속은 단념해야 했다.

프라하국립가극장은 멋진 건물이었다. 현재의 극장은 1887년에 건축된 네오르네상스 양식 건물로, 여기저기 삽입되어있는 조각과 천정화는 참으로 훌륭했다.
프라하는 보헤미아의 중심도시도서 오래전부터 융성하던 곳인데, 모차르트도 세 번에 걸쳐 각각 한달 정도 체재하였고, 1787년에는 [돈죠반니]를 국립극장에서 초연,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오늘밤 공연은 베르디의 [아이다]. 바그너도 모차르트도 그리고 베르디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쁘기 그지없다. 좌석은 앞에서 7번째, 좋은 자리다. 이 자리가 830코르나, 1코르나가 약 4엔이니 약 3,500엔으로 참 싸다. 일본이라면 8천엔은 좋이 할 것이다.
오페라는 체코인 지휘자와 가수에, 가사는 이태리어였기 때문에 자막이 체코어로 위쪽에 나타났다. 읽어도 알 수 없으니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또, 여러번 보고 들은 오페라여서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아이다역의 제포르토바라고 하는 소프라노를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들어 귀국 후 오페라 프로그램을 찾아보니, 1985년 프라하국립가극장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 [돈죠반니]의 돈나.안나역을 맡아 노래불렀음을 알게 되어,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