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회복을 위한 온천여행이었습니다   -   기행문 [紀行文]

발병한지 10개월, 의사의 지시대로 치유에 임했으니 이제 거의 완치되었을 테지,
원기회복에 온천에라도 가서 푹 쉬면 거뜬해질 거야. 어떻게 보면 무모한 짓인 듯 했지만
아이들을 믿고 감행한 4박 5일의 일본 큐슈(九州) 온천여행이었습니다.
어린애마냥 자식들 팔에 매달려 따라다니면서, 급할 때 몇 마디 일본말만 하면 되었던
아주 편안한 여행이었지요.
날씨도 내내 쾌청했고, 내가 생각해도 기특할 정도로 값에 비해 완벽한 호텔을 골라
잘 먹고, 온천욕 잘 하면서 심신에 새 기운을 가득 채워 돌아왔습니다.


운젠(雲仙)까지 하늘, 바다, 들, 산을 두루 누비며 갔습니다.
아리아께(有明)해를 훼리로 건너면서 실컷 바다구경을 하고,
시마바라(島原)에서 운젠까지의 삼목이 빽빽이 들어찬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스릴을 느끼기도 했지요. 햇살이 꽂힐 틈도 없는 으스스한
삼목 숲속에서 금방이라도 닌자(忍者)가 휙휙 가지를 타고 나타날 것 같았습니다.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과 운젠지옥을 갖추고 있는 곳답게 자연환경이 빼어난 곳,
참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마바라는 온천욕보다 해돋이를 보는 게 목적이었습니다만
아쉽게도 구름이 끼어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태양은 보지 못했지만,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면서 태평양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은 볼 수 있었습니다.  


호텔방에서 바라본 아리아께해(有明海)의 야경은, 하코다테(函館)의
보석상자를 엎어놓은 듯한 야경과는 비할 바 못되지만 그런대로 운치있었습니다.
시마바라는 물의 도시라던가요, 부케야시키(武家屋敷)가 늘어선 길 한복판에
수로가 나 있더군요.


쿠마모토(熊本)에서 시간이 남아 성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오래전에 한번 갔었기에
아이들만 구경하게 하고 정원에서 기다리려했는데, 입구에 휠체어가 비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성 안 까지 두루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봉사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경사진 곳에서는 붙들어 주고 성안으로 들어갈 때는 다른 휠체어에 옮겨
앉히고... 신발 바닥까지 닦아주는 그들의 세심한 배려에 고맙고 민망하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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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reply | del   2010.11.13 21:21 신고
    잘 했군 잘 했어~~~에요
    사진을 보니 꿈에 가본듯 새로운 느낌이 드네요
    우린 오늘 잠간 번개팅 날 잡아 보라는데???
    연구해 보기로 하지요
    잘 쉬세용
  2. 수안 reply | del   2010.11.13 23:34 신고
    "잘 했군,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내 친구라지."

    구름이 연출해준 일출은 장관이네요.
    영 성에 안 찬다면 동해 바다로 한번 떠나 볼거나?
    눈꽃 열차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좋은데...
    우선 몸부터 더 충실해 집시다.
  3. yoohyun reply | del   2010.12.13 00:10 신고
    사실 떠날 때는 조금 걱정했는데, 난 여행체질인가봐^,^
    계속 멀쩡했다니까 ㅎㅎㅎ
    첫째 세끼 꼬박꼬박 잘 먹어서인지 어지럽지가 않더라구요.
    좋은 날 잡아 만나서 수다 떱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