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교류회에 다녀와서....   -   기행문 [紀行文]



국내여행이건 해외여행이건 떠날 때는 어김없이 별 보기 운동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비행기 출발시간이 12시55분이라 아침이 느긋했다.
교류회에 함께 참가할 분과의 약속 장소를 또 덜렁이인 내가 착각하여
서로 다른 곳에서 반시간을 허비하는 해프닝을 벌였지만 일본통인 그 분 덕으로
편안하게 나고야 메르파르크호텔에 도착, 교류회 끝부분에나마 참석할 수 있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전뇌음악(電腦音樂)’에 대한 설명과 연주를 시청하면서
이번에는 꼭 저걸 배워보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저녁의 간친회는 늘 즐겁다. 매해 마주하는 얼굴, 몇 년 만에 다시 보는 얼굴,
새로운 얼굴.... 일곱 번이나 참가했으니 반가운 얼굴이 많은 건 당연한 노릇인데
계속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 틈 노리는데 한참 걸렸다고 농담삼아 인사하는
회원이 있어 사람을 민망하게 만든다.
여흥으로 일본회원이 트럼펫으로 연주한 한오백년, 노란샤츠입은 사나이는 한국측
회원들을 감동시켰고, 젊은 아가씨의 엘레크톤 연주도 파티의 흥을 돋구어준다.




간친회가 끝난 뒤 로비에 있던 친지들에 휩쓸려 가라오케에 가게 되었다.
택시 석 대에 분승하여 번화가까지 나갔는데 나중에 두 팀이 합류하였으니
아마도 20여명은 족히 된 듯 싶다.
마이크가 좋은지 음향이 좋은지 못하는 내 노래에도 함성과 박수가 터진다.
나는 나이를 잊은 채 이국의 밤에 젖어들었다.  
1일 투어를 떠나는 아침, 출발 시간 10분 전에 버스에 올랐다. 벌써 앞자리 절반은
한국회원들이 몽땅 차지하고 그 뒤에 드믄드믄 일본회원들이 앉아있었다. 공연히
내가 미안해지면서 뒤로 뒤로 들어간다.
야마하 본사 공장에서 그랜드피아노 조립과정을 견학했다. 회관 앞의 태극기가
우리를 맞이해줬고 곧 이어 애국가가 피아노선률로 흘러나왔다. 이곳에서 애국가를
듣다니 뜻밖이었다. 우린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작은 소리로 애국가를 불렀다.

전 공정을 이어폰을 끼고 설명을 들으면서 돌아보는데,  그 섬세함과 까다로움이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현재는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하는 과정이 많았지만
그래도 달인들의 손을 거쳐야 하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피아노 한 대
완성하는 데 3년! 과연 값이 비쌀만 하다.


점심식사 후 종유굴을 보러갔다. 야마구치현에 있는 秋芳洞窟에 갔을 때는
큰 감동을 받았는데 이 곳은 고수동굴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로, 좁은 통로에다
위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아래는 미끄러워 끝까지 도는데 진땀만 뺐다.
첫째 편할거라고 신고 온 샌들이 영 편편치 않아 온통 신경이 발에 쏠렸기 때문에
구경은 뒷전이었다. 밖으로 나와 안도의 숨을 쉬고는 음료수 자판기 옆에 서있는
일본 남성회원에게 찬 커피를 다 사달라고 했지...  


일본은 볼만한 호수가 참 많은데, 하마나코(浜名湖) 역시 풍광이 빼어났다.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크다던가, 한쪽은 바다로 통해있고, 장어 굴 등을 많이
양식한다고  하더니 역시 나중에 아이들과 먹은 장어덥밥은 일품이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것으로 정식 행사는 끝, 일본회원 3명과 서울 회원과 함께
호텔에서 작별을 겸한 저녁식사를 했다. 홍일점이라 쑥스러웠지만 서울 회원의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일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나 홀로 호텔에 남아 모두를 배웅하게 되었는데, 옵션으로 알펜루트
관광을 떠나는 한국회원들을 위해 새벽 6시20분부터 서둘러 나고야역으로
향하는 일본측 회원들을 배웅하면서 얼마나 민망하고 마음이 아팠던지...
윤회장의 짐을 나고야역에 맡긴 뒤 한국회원들의 도시락을 찾아들고
모두가 기다리는 다른 역으로 향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초조하게
택시를 기다리는 남성회원 1명과 여성회원 3명 곁에 서서,
27명이나 되는 한국회원들의 아침을 왜 가냘픈 일본 여성들이 날라야 되는지,
한국 남성회원들은 뭘 하는 건지, 기가 막히고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7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일본회원 2명의 인솔 아래 지하철로 향하는
모두를 배웅하고 아홉시에 마지막으로 떠나는 서울 회원과 아침식사를 하면서
실컷 한국사람들의 뻔뻔함을 개탄하고 나니 마음이 좀 후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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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창림 reply | del   2008.06.14 01:34 신고
    어서 돌아오세요 무사히 귀국 하심을 환영합니다.
    피곤하셨겠지만 그래도 잼 있으셨죠.
    부러워요 여행 많이 하시는거...ㅎㅎㅎ
    푹 쉬시고 또다른 활약 기대합니다.
  2. yoohyun reply | del   2008.06.14 11:09 신고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 여행 하고 나면 제 나이를 싫어도 느끼게 됩니다.
    이번엔 날짜가 좀 길었고, 여기저기 많이 걸어서인지 좀체 피곤이 풀리지 않는군요.
    이선생님 덕분에 낯을 많이 세웠답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아시지요?
    제 페이스로 돌아오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3. 이창림 reply | del   2008.06.20 22:47 신고
    유현님 덕분에 제 팝송이 해외로 까지 여울져갑니다 .ㅎㅎㅎ
    즐겁고 감사합니다. 이제 피곤이 좀 풀리셨나요^^*...
  4. 가온 reply | del   2008.06.28 17:11 신고
    좋은여행 다녀 오셨군요...저도 기분이 좋아지는데요...피로회복 어서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