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   -   잡문 [雜文]

어버이에게 효도한 적 없고 어버이 노릇 제대로 한 적 없는 나는
그래서 이날이 오면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오십을 넘자마자 저 세상으로 가신 아버지는 효도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셨어도
그나마 어머니는 예순을 사셨으니 기쁘게 해 드릴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으련만....

부모에게 못한 만큼 자식에게라도 어버이 노릇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나는 이 나라 이 시대에 걸맞는 어머니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간이었고,
그런데도 되고자 노력 조차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카네이션 달아주는 걸 달가와 하지 않은 나를 어린 자식들은 의아해 했다.
촌스럽게 무슨 카네이션, 그렇게 말했지만,
당당히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 자격이 내겐 없어서임을 어린 그들이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제, 담 밑 가설텐트에 미니꽃화분을 늘어놓고 파는 아주머니에게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봉고차 운전사가 유리문을 내리고, '아줌마, 그거 얼마예요?'
하고 고함을 치더니, 2천원이라니까, 빨리 하나 달라면서 손을 내민다.

꽃을 받아 들고 흐뭇해 하실 그의 좋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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